겨울마다 빡빡한 눈 ‘안구건조증’, 그냥 둬도 될까?

연일 지속하는 한파로 몸과 마음이 얼어붙는 겨울, 춥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하면서 안구건조증 증상을 겪는 환자가 점점 늘고 있다. 모바일 기기와 컴퓨터 등 전자기기의 사용이 늘어나고, 대기오염 등으로 인해 안구건조증 유병률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 실내 난방기 가동으로 가뜩이나 건조한 공기가 더 건조해지면서 겨울에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건성안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안구건조증은 눈을 촉촉하게 적셔서 부드럽고 편안한 눈 상태를 유지해 주는 눈물층의 양이 감소하거나 조성에 변동이 생겨 눈물층에 이상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안과를 방문해서 호소하는 증상 중 대표적인 것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눈에 모래알이 들어간 듯 뻑뻑하다.”, “눈앞에 뭐가 낀 것처럼 침침하다.”, “눈이 너무 피로하다.”, “충혈된다.”, “자고 일어날 때 눈을 뜨기가 힘들다.”, “눈이 빠질 것처럼 아프고, 머리까지 아프다.” “바람 부는 날 실외에서 눈물이 흐른다.” 등이며, 한마디로 불편하다는 느낌이 여러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불편한 증상은 공기가 좋지 않은 실내에 오래 있거나, 장시간 스마트폰이나 책을 본다든지 하면 더 악화하는 양상을 보이게 되며 눈을 감고 있으면 편안하게 느껴지게 된다.
눈을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차단시켜 주는 눈물층은 점액층, 수분층, 지질층의 3가지 층으로 구성되며, 이 눈물층이 안구표면을 매끄럽게 코팅하듯이 덮어서 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해 눈을 보호해 준다. 이 세 가지 층의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거나 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눈물층의 불안정성을 초래하게 되고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에 인공눈물을 계속 넣어도 불편함이 해소되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수분만 부족해서 생기는 안구건조증은 의외로 많지 않고 점액층과 지질층의 이상으로 생기는 안구건조증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눈물층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비눗방울이 터지듯이 갈라지게 되는데 눈을 깜박이지 않고 오래 뜨고 있으면 눈이 시리고 아픈 이유가 눈물층의 균열로 인해 안구표면이 그대로 공기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눈을 깜박일 때 안구 표면을 덮은 눈물막에 균열이 일어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눈물막파괴시간’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 눈물막파괴시간은 13초이며, 눈물막파괴시간이 10초 이하이면 비정상으로 간주한다.
사람은 보통 눈을 5초마다 한 번 깜박이는데, 정상에서 각막표면이 마르지 않는 이유는 눈 깜박임의 간격보다 눈물막파괴시간이 더 길기 때문이다. 안구건조증이 있으면 눈물막파괴시간이 점점 단축되며, 5초 이하가 되면 증상을 심하게 느낄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책을 오래 보고 있으면 눈이 더 시리고 아픈 이유가 무언가를 주시하고 있으면 눈 깜박이는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눈 깜박임의 습관도 중요하다. 간혹 진료하다 보면 윗눈꺼풀이 반 정도도 안 내려오고, 눈을 충분히 덮어주지 못한 채로 올라가는 분들이 꽤 관찰된다. 이런 경우 눈깜박임을 연습해야 하는데, 최대한 눈에 긴장을 풀고 눈꺼풀을 끝까지 내려서 깜박여주는 연습을 평소에 하면 안구건조증의 개선에 도움 된다.
또한, 안구건조증 환자를 검사해보면 속눈썹 바로 안쪽 눈꺼풀 테두리에 노란 좁쌀 모양의 물집 같은 게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경우 따뜻한 물수건으로 5~10분 정도 온찜질을 해주고 눈을 마사지해주면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다.

많은 환자가 병은 주사나 약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인지 인공눈물을 포함한 안약을 지속해서 사용하면 언젠가는 건성안이 없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건성안의 일부를 차지하는 ‘안검염에 의한 건성안’의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 안구건조증의 경우 약물치료만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안구건조증에서 약물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환경과 생활습관개선을 통한 예방이다. 지나친 걱정과 우려는 하지 말고 좋은 생활 습관을 지니기를 힘쓰되, 빛에 비정상적으로 예민해지고 극심한 통증이 동반되며, 시력이 감소하는 경우는 안과를 방문하여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 안구건조증 예방습관 5가지

1) 충분한 수분섭취가 중요하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안구건조증의 예방 방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습관이다. 가장 좋은 물 마시는 방법은 다른 것이 첨가되지 않은 순수한 물을 하루 2L 이상, 조금씩 나누어서 꾸준히 먹어주는 것이다.
2) 실내 습도를 조절한다
공기가 건조하면 눈 표면이 더 빨리 마르게 되는데, 특히 난방기의 사용으로 실내가 건조해지기 쉬운 겨울철에는 가습기를 가동해서 실내습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3) 모니터 높이를 눈높이보다 낮춘다
컴퓨터 모니터가 눈높이보다 높게 있어서 시선을 올려 보게 되면 노출되는 눈의 표면적이 넓어져 눈물의 증발이 더 많아지므로 안구건조증이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컴퓨터 모니터는 눈높이보다 낮춰서 보는 것이 좋으며, 바르게 앉았을 때 모니터의 상단이나 1/3 지점과 눈의 높이가 일치하는 것이 좋다.
4) 염색 시 주의한다
머리 염색약도 눈을 많이 건조하게 한다. 염색 후 머리를 감을 때 3~4회까지 눈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5) 스트레스, 약물을 조절한다
심한 긴장,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은 건성안을 악화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일부 약제(신경안정제, 혈압강하제, 골다공증 호르몬제, 항히스타민제 등)의 경우 장기간 사용했을 때 건성안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해당 전문의와 상의하여 약물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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