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뼘문학

뒤뜰에 주렁주렁 달린 감이
탐스럽게 익어가니

새들이 먼저 알고 쪽쪽 찍었네

심술궂은 주인은 궁리하였네

어이, 험상궂은 허수아비

자네 한번 믿어볼까?

여름내내 호박, 오이, 고추, 토마토, 쑥갓 그리고 들깨로

꽉 찼던 채소밭이 가을을 맞아 을씨년스러워졌다.
꼬부랑 할미꽃같은 오이 하나와 사발만한 호박 하나를 따냈다.

한 구석에서 토마토를 지키며 새들을 놀래키던

허수아비를 감나무에 걸어 놓았다.

이마의 땀을 씻으며 채소밭을 갈아 엎었다.

봄 농사 준비가 벌써 다 된 것같다.

큰 사과 나무 옆에서 기를 펴지 못하고 지내던

작은 사과 나무는 그예 톱질을 당하고 말았다.

모닥불에 쓸 땔감이 많이 모아졌다.
훨훨 타오르는 장작불 옆에서
Wine 한잔씩 주고 받으며
허튼소리를 나눌 친구가 기다려진다.

*허수아비를 영어로 scarecrow 라고 합니다.

까마귀를 (crow) 겁먹게 한다 (sc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