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려다 정신분열증…사람 잡는 식욕억제제
Author
Kagrowa
Date
2018-07-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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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 살빼기 부작용 심각… 마약류 성분에도 마구 처방
우울증·불면증 등 3배 증가… 2∼6년 장기복용 부지기수
일선 의사들 윤리의식 문제
13년째 복용 중인 30대 女 병원 바꿔가며 처방 받아
2016년 여름 단기간에 살을 빼고 싶었던 김모(23·여)씨는 병원을 찾아 식욕억제제 처방을 요구했다. 김씨는 키 170㎝에 몸무게 51㎏으로 저체중인 데다 거식증을 앓은 적이 있어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였다. 하지만 의사는 별다른 검사를 하지 않고 마약류 성분이 포함된 식욕억제제를 처방해줬다.
약을 복용하고 6개월이 지나자 감정 기복이 심해지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김씨는 극심한 우울증을 견디다 못해 지난해 초 스스로 세상을 떠나려 했다. 가족이 일찍 발견해 생명엔 지장이 없었지만 1년 이상 식이장애 전문 치료를 받아야 했다.
식욕억제제 과다 복용으로 인한 우울증, 정신분열증 등 부작용 사례가 늘고 있다. 여름을 맞아 살을 빼기 위해 식욕억제제를 찾는 사람이 많지만 처방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어서다.
문제가 되는 식욕억제제는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등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 성분이 함유된 제품이다. 이 성분은 뇌하수체의 특정 부분을 자극해 입맛을 떨어뜨린다. 뇌를 건드리는 작용을 하므로 가슴두근거림과 우울증, 심한 경우 정신분열증까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약품 품질보증서와 식품의약품안전처 가이드라인은 체중 감량이 필요한 사람(체질량지수가 30㎏/㎡ 이상)에 한해 3개월 이내로 복용하도록 제한한다.
그러나 가이드라인은 강제성이 없어 잘 지켜지지 않는다. 국민일보 취재 결과 2∼6년 이상 장기 복용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13년째 식욕억제제를 복용 중인 최모(37·여)씨는 25일 “병원을 바꿔가며 처방받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환자가 원하는 만큼 식욕억제제를 처방해주는 병원도 많다”고 했다. 박종익 강원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과다 처방으로 부작용이 나타나더라도 의사는 인과관계가 확실히 증명된 경우에만 처벌받는다. 이에 식욕억제제를 안이하게 처방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는 사이 향정신성식욕억제제의 판매량과 부작용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은 총 2억2968만여개(1102억원 상당)로 3년 새 25%나 늘었다. 송석준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식약처에 보고된 식욕억제제 부작용 건수는 395건으로 2014년(107건)의 3배를 넘어섰다. 부작용은 주로 불면증이나 두통이었지만 사망에 이른 사람도 지난 3년간 5명이나 된다.
정부가 지난 5월부터 마약류 약품의 생산부터 처방까지 경로를 관리하는 마약 통합관리 시스템을 가동했지만 과다 처방 방지엔 효과가 미미하다. 장기 복용자 중 5월 이후에도 여전히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은 사례가 다수였다. 최근엔 한 남성이 2월부터 7월까지 병원 48곳을 돌면서 프로포폴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상습 투약받았는데도 시스템에 걸리지 않았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 시스템으로 개별 환자의 처방 현황을 다 들여다볼 순 없다. 과다 처방보다는 불법 유통을 잡아내는 데 초점을 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장은 일선 의사들의 윤리의식에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한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예방사업팀장은 “마약 통합관리 시스템으로 데이터가 모아져 식욕억제제 과다 처방과 부작용의 인과관계가 확실히 증명되면 적절한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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